작성일 : 19-02-20 13:31
근무후기) 프리랜서 속기사 인터뷰|박슬기 님의 VOD 재택근무 편
 글쓴이 : 광주속기학원
조회 : 949  

프리랜서 속기사 VOD 재택근무자 인터뷰!
이번에는 베테랑 속기사분 보다는 막 일을 시작하신 분을 섭외해 봤어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슬기 속기사님 감사합니다
 

프리랜서 속기사 이수민 님의 지난 인터뷰를 보고 VOD 업무 진입장벽이 높은 것 같다는 반응을 접했습니다. 인증된 실력자를 추구하는 분야임이 사실이라 괜한 우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재택근무라는 게 꼭 경력자들에게만 허용된 닫힌 환경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바로 얼마 전부터 VOD 재택근무 일을 시작하신 속기사가 계십니다. 이 분과의 인터뷰를 통해 VOD 프리랜서 속기사로 일을 시작하는 최근 환경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속끼인 박슬기 속기사님 안녕하세요, 더운 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박슬기 아뇨, 제가 감사하죠. 이런 식으로 인지도 높이면 절 믿고 일을 맡기는 분들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속끼인 (웃음)초장부터 뭔가 입지전적이신... 본인 소개 간단히 부탁드릴게요.
박슬기 안녕하세요, 박슬기라고 합니다. 27살 새내기 속기사이고 프리랜서 속기사 활동에 이제 막 뛰어들고 있습니다. 제 역량에서 할 수 있는 속기 일은 뭐든 실행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어요. 그런데 VOD 업무는 이번에 막 맡은 거라서, 도움 되는 인터뷰가 될지 걱정이네요.
속끼인 괜한 걱정이세요. 오히려 어느 분야에서 뭔가 이미 달성하신 베테랑들의 초반 스토리는 지금 상황이랑 다르기 마련이잖아요. 생생한 최근 경험담이야말로 보는 분들이 궁금해하실 수 있어요.
박슬기 예, 그럼 열심히!
속끼인 지금 하고 계시는 VOD 재택업무. 진입장벽이 높다, 아무나 못 한다, 그런 인식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일을 맡은 분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슬기 진입장벽이 높다기보다는 아무나 오래 못 한다가 맞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신경 쓸 부분이 많아서 제가 초보인 이유도 있겠지만 집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요. 교육방송에 나가는 자막이니까 세심하고 책임감 있는 분이 아니면 계속 일을 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속끼인 VOD 재택근무가 첫 경력인가요.
박슬기 아뇨. 기회가 닿아서 출장속기를 다니고 있었고 최근에는 자막방송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어요. VOD, 출장속기, 자막방송 실무는 협회 주관 연수에 참여하면서 기본기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연수가 끝나자마자 바로 일을 뛰어보자! 하는 마음에 일이 생기는 대로 하고 있었는데 VOD 재택근무를 해보겠냐는 연락이 와서 기뻤어요.
 
 
자막방송 계약직으로 경력을 쌓고
 
 
협회 주관 연수에 참여하면서 착실히 프리랜서 속기사 준비를 한 박슬기 씨
 

협회 실무연수가 면접인 셈이었어요
 
속끼인 VOD 프리랜서 속기사, 최근엔 어떤 식으로 면접이 이뤄지고 있는지 공유 부탁드릴게요.
박슬기 요새는 면접도 온라인으로 테스트하는 식으로 보고 있어요. 재택근무라서 그런지 실무자가 담당자 얼굴 볼 일이 아예 없는 것 같아요.
속끼인 잘 이해가 안 되는데 그럼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뭘 믿고 일을 맡긴다는 거죠?
박슬기 일단 회사에 본인을 알려야겠죠. 전화를 하든지 직접 찾아가서 명함을 주든지 하면서 이력서를 넣어야죠. 저는 연수생 신분으로 회사가 주최하는 행사나 박람회에 참여해서 현역 속기사들과 자주 인사하고 진행도 도와드렸어요. 또 연수생 중에서 희망자를 추려 VOD 업무를 배우는 특강에도 참여했어요. 그런 과정에서 얼굴이 팔렸다고 해야 하나(웃음).
속끼인 눈도장이 찍힐 수밖에 없었겠군요.
박슬기 클라이언트에게 제 존재를 알리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어요. 일감이 생기면 언제든 의뢰할 수 있게 회사는 투입 인력 리스트업을 나름대로 하고 있는데 그 리스트에 들어간 거죠. 리스트업 된 상태에서 기다리다 보니 "이 일 맡아줄 수 있느냐"는 전화가 왔어요. 이게 바로 테스트인데요. 동시에 실제 일감이에요. 요 일감을 어떻게 처리해서 넘기느냐에 따라 다시 일을 받고 안 받고가 결정됩니다.
속끼인 처음부터 곧바로 일을 맡긴다니. 간단한 실제 업무 교육도 없이 말인가요.
박슬기 제가 연수 외의 루트는 사실 잘 몰라서... 교육 안 받고 바로 일 받으면 진짜 힘들 거 같긴 하네요. 연수와는 별도로 간단한 매뉴얼이랑 서식을 제공해 주시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VOD 업무는 세심하고 꼼꼼하고 마감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 힘들고, 업무 자체가 막 어려운 건 아니라서 관심 기울이면 방법적인 건 무리 없이 배울 수 있을 거예요.
속끼인 슬기 씨는 연수를 통해 수월하게 시작하셔서 다행이네요(협회부심).
박슬기 그래도 첫 작업은 난이도가 엄청 높게 느껴졌어요. 한 시간짜리 강의 완성하려고 속기로 초본 만들고, 편집하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하는데도 싱크를 넣을 때 보면 꼭 하나씩 틀린 부분이 있더라고요... 이러면 작업 시간이 굉장히 길어지죠. 또, 제가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어야 잘 안 들리는 부분도 완벽하게 적을 수가 있어요. 예를 들어 한국사 같은 경우에는 문화재 이름이나 명칭을 정확히 알아야 하죠. 일일이 검색해서 찾아볼 수밖에요. 몇 번 반복하다 보니까 요령 붙고 업무 속도는 늘었지만,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속끼인 초보가 프리랜서 속기사가 작업하기 특히 쉬운 과목과 어려운 과목이 있을까요?
박슬기 결국 개인차인 것 같은데. 저한테는 그나마 한국사가 쉽고요. 나머지는 다 똑같습니다. 일을 가리면서 할 수는 없으니 역시 다 공부해야겠죠!
 
 
박슬기 속기사의 재택근무 업무 환경
 
 
근무지에 출몰해 일을 방해한다는 괴생명체
 

배우면서 실무 경력 쌓는 방법으로 최고예요
 
속끼인 속기사 중에는 경력이 특이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박슬기 속기사님도 그런 케이스라고 알고 있는데요.
박슬기 네, 음악 했었죠. 보컬이었어요. 많이들 신기하게 생각하세요(웃음).
속끼인 제 주변엔 럭비선수 출신도 있는데요, 뭐.
박슬기 (빵터짐)그분도 하고 싶은 일이 많았나 봐요. 저도 그런 편이라 대학교 디자인 학과에 진학했었고, 나중에는 법무법인에서 일한 적이 있어요. 되게 맥락 없는 경력이죠. 이것저것 배우고 일도 해보고 했는데 결국 속기가 저한테 맞더라고요.
 

 
변덕스러운 고객과 불특정 다수를 충족시켜야 하는 디자인보다
법리 다툼을 실리 다툼처럼 느끼게 한 법무법인에서의 일보다
'완벽한 사실 기록'이란 절대 기준이 존재하는 속기 분야에 매력을 느꼈다고 . . .
 

 
박슬기 내가 속기로 만들어내는 기록물은 가치가 중립적이잖아요. 팩트 그대로를 정확히 쓰기만 하면 더 잘하고 더 못하고 없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 좋아요. 속기는 업무든 업계든 뭔가 객관적인 분위기에요. VOD 업무도 내가 하는 만큼 번다는 점이 그래서 맘에 들어요. 
속끼인 그래도 예전 경험들이 워낙 활동적인 분야라 지금 VOD 작업을 하실 때는 조금 심심하시겠어요.
박슬기 아뇨, 제가 여러 방면에 관심 갖고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교육방송 VOD 작업 하면서 보람차게 내용 흡수하고 있어요(웃음). 더불어 실무 경력도 쌓이고 개인 시간도 많이 만들 수 있어서 남자친구랑 벤자민(고양이 이름)이 좋아합니다. 일하고 있을 때 옆에 와서 애교 부리면 일이 손에 안 잡히는 게 흠이지만요.
 
 
"집사 또 속기하냥... 지긋지긋하다옹"
 
 
"심심해!! 띄어쓰기 해줄 테니 빨리 끝내라옹!"
 
 (고양이 덕후라 죄송합니다)
속끼인 여태 속기계 원로나 베테랑 현역 분들이랑만 인터뷰를 해봤어요. 그 분들한테서 늘 밥 아저씨의 기운만 느끼다가, 저랑 비슷한 처지에 새로 시작하는 분한테서 이런 에너지를 받는 것도 신선합니다. 프리랜서 속기사 일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인터뷰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박슬기 저 같은 새내기한테 무슨 인터뷰인지 많이 부담스러웠었는데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실력있는 속기사가 돼서 공감도 좋지만 팁을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