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8-17 13:08
*광주속기*2015 헝가리 세계속기경기대회 출전 기록 / 양세희 속기사(CAS) 2편
 글쓴이 : 광주속기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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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부담감 딛고 세계 2, 3위 한국 속기사 자랑스러워


경기 직전 양세희 속기사
. 집중하려고 노력했지만 너무 긴장한 탓인지 손이 떨렸다.


두 번의 연습낭독을 듣고 본 경기에 들어갔다. 솔직히 내가 경기를 어떻게 치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많이 긴장했기 때문이다. 세계대회에 참가하려고 810일을 투자한 것에 비해 8분 낭독은 너무나 짧았다. 휘리릭 하면서 경기는 끝났다. 내 나름대로 집중하려고 노력했지만 욕심이 생겨서인가 손이 떨렸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시험을 쳤고 이제는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인지 기분이 좋아졌다. 시험 볼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까 정말 많은 분들이 우리 선수단을 위해서 신경써주고 걱정해 주는 게 보였다. 이번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속기경기대회를 위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써준 대한속기협회와 한국스마트속기협회 관계자 분들 모두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경기가 끝난 후 협회 사람들과 부다페스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멋진 구경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시상식이 열리는 날이 다가왔다. 그동안 노력해 온 것을 평가받으러 가는 길. ‘내가 죄인은 아니니까 그냥 즐기자라는 마음으로 갔다. 국내에서 예선전, 준결승전, 결승전을 치를 때만 해도 부다페스트는 과연 누가 갈까라는 생각만 했지 꿈에도 내가 갈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거기에 운 좋게 4등이어도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 결과가 어떻든 만족하기로 했다.
 
723일 세계속기경기대회 시상식장

시상대에 오르는 외국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큰 박수를 보냈다. 나라별로 입상한 기쁨의 표정은 다양했지만 그중에서 이탈리아 선수의 표정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 정도로 기쁨을 숨김없이 드러내었다.

시상식장에서 중국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쟝이 속기사와 함께. 양세희 속기사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 찾아왔다. 대회에 같이 참가한 한국의 손정아 선수와 최기예 선수가 2, 3등을 한 것이었다. 경기를 준비하는 동안 또 경기를 치르는 내내 떨쳐버릴 수 없는 한국 대표로서의 그 엄청난 부담감을 알기에 두 선수의 눈물은 정말 값지다고 생각했다.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러웠다. 거기다 인터스테노 세계속기경기대회의 꽃, 리얼타임 부문에서 한국이 무려 은메달, 동메달을 따다니 정말 기분 좋은 날이었다.

나는 아쉽게도 수상을 못했지만 후에 15등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세계 15등이면 잘한 거라고 생각하기에 내 나름대로 뿌듯해 했다. 사실 시상식 날에 입상을 못하고 발목을 삐는 등 안 좋은 일이 자꾸 생겨 걱정했다. 그런데 안정근 회장님의 인생은 새옹지마야라는 말씀을 듣곤 신기하게 그 후 아무 걱정이 없어졌다. 알고 있는 말이지만 세계속기경기대회를 여러 번 경험한 분의 말씀이어서 그런지 그 상황에 딱 와 닿았다. 그리고 9등을 한 김양수 선수에게도 축하한다고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선수 분들 모두 잘하셨어요!” “최고 수준의 속기사들과 함께 세계대회에 참석한 것만도 영광입니다!”

7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인터뷰를 하고 있는 양세희 속기사. 왼쪽 이번 대회 실시간속기 세계 3위 최기예 속기사, 오른쪽 세계 2위 손정아 속기사


이번 810일 동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다녀오면서 느낀 것은 한국속기 를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속기대회에서 입상자를 3명이나 배출한 CAS 속기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이 생겼다. 취업하기 위해 단순히 속기를 공부했던 내게 세상에는 정말 많은 속기사가 있고 속기사가 아주 멋진 기록전문가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더욱 애정을 갖고 속기에 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