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마트속기협회에서 속기지망생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각 분야에서 속기업무를 하시는 현직 속기사시리즈물을 기획했습니다. 청와대, 국회, 의회, 검찰청, 법원 등의 속기공무원편, KBS, MBC, SBS, 종합편성채널의 자막방송속기사편, 교육속기사편을 차례대로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1탄으로 가장 베일에 싸여 있던 청와대 속기사편입니다. 속기사를 꿈꾸시는 모든 속기지망생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근무하시는 곳은 어디이고 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지 3년이 돼 가는데도 청와대라는 특성상 해당부서나 실명 등을 거론하는 건 여전히 조심스러우니 양해 바랄게요. 제 업무는 청와대에서 이뤄지는 회의록을 작성하고, 또 대통령 동정을 스크랩하는 일도 하고요.
회의에 참석해 속기하는 상황이 대부분이고 가끔 예민하신 분들은 카스에서 나는
작은 소리도 거슬려하셔서 그럴 땐 보이스레코더로 녹음하고 후에 작성하기도 해요.
<카스가 소리가 난다고요? 그럼 타기종은 회의장에 들어갈 수도 없는 거 아닌가요?>
아, 그래서 청와대에는 Z사 속기사가 없는 건가? 나도 못 봤네요. 저는 cas협회 추천을 통해서 청와대에 입사했기 때문에 그저 당연히 다들 저와 같은 줄 알았는데... 그럴 수도 있겠네요. 무래도 이곳에서 이뤄지는 회의가 대부분 중대사안인지라 집중해야 하는 자리에 키보드 소리가 나면 싫어하시죠. 예민하신 분들은 카스 소리도 뭐라 하시는데요.
<그럼 타기종 속기사는 청와대에 없는 건가요?>
글쎄요, 저는 한 명도 본 적이 없는데요. 연세 많으신 선배님한테 물어볼게요. (통화해서 물어보기까지 해주시는 김 속기사님, 이렇게 친절하시니까 성공하신 거라 생각되는 1인) 선배님은 Z사 기종 자체를 잘 모르시는데요 ㅎㅎ 하여간 cas속기사외에 타 기종은 없다고 하시네요.
<협회추천으로 입사하셨다고 했는데 과정 좀 설명해주세요>
전 강남학원을 다녔어요. 자격증 2급일 때 안정근 회장님 추천으로 자막방송 연수를 받고 있었죠.
연수 중간에 1급을 취득했고요. 그러던 중 협회로 청와대에서 특채 추천이 들어온 거예요. 연수기간 중이라 정말 고민했어요. 자막방송도 시험을 쳐서 들어온 거라 다른 사람 기회를 빼앗은 건데 청와대까지 간다고 하면... 같은 학원에서 이상하게(ㅋㅋ) 다른 친구들 상담을 많이 해 주던 언니가 있었어요. 지금 협회 홍보실장님이라는 말 듣고 정말 딱!!이다 했어요.ㅎㅎ 이 언니가 그러더라고요. oo야, 오롯이 너만 생각해, 지금 너는 남을 생각해서 기회를 나눠줄 만큼 그 무엇이 못 돼... 당장 회장님(저는 원장님이란 말이 입에 붙어서...)께 달려갔죠. "원장님, 저한테 기회 한 번만 더 주세요. 욕심인 거 아는데요. 저, 정말 자신있어요."
<정말 자신 있으셨어요?>
ㅎㅎ 네버요, 자신 없었어요.
그런데 본인한테도 자신없는 사람을 누가 봐주겠어요.
그냥 꼭 해보고 싶었던 거였고 그 "용기"가 제가 가진 전부였어요. ㅎㅎ
<협회 추천, 그 다음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제 경우에는 속기 테스트 후 면접만 봤어요.
제 생각에는 협회 추천이니까 실력부분은 이미 검증된 사안이라고 여기는 것 같았어요.
면접 보고 추후 개별통지 받았어요.
신원조회 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렸는데 그 기다리는 시간이 제 느낌엔 거의 영겁의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럼 면접을 엄청 잘 보신 거 아닌가요? 그때 상황 좀 얘기해 주세요>
ㅎㅎ 그랬었나?
그때 협회 추천받아서 남자 2명 여자 3명 이렇게 가서 제가 합격했어요.
면접 때 엄청 떨렸죠.
면접관으로 오신 분께서, 이 분이 나중에 알고보니 저희 부서 사무관님이시더라고요. ㅎㅎ
갑자기 FTA 풀네임을 말하라는 거예요.
프리... 트레이드... 아레아? 아리아? 막 이러고 머릿속이 하얘지는데 정말 미치겠더러고요.
제 앞에 분들도 마찬가지였는지 덜덜 떨면서 목소리도 갈라지고 얼굴도 상기되고...
정말 그 순간은...
차례차례 물어보셨는데 다 대답을 못 했던 것 같아요.
다음에 기억나는 바로는 토사구팽, WTO... 이런 상식 수준의 문제를 계속 물어보셨고
제 느낌에는 정말 답을 원해서라기보다 대처하는 자세를 보신 게 아닌가 싶네요.
합격한 후 당시 면접관이셨던 저희 사무관님께 제가 합격한 이유를 물어보니ㅋㅋㅋ
아주 무식한 주제에 아주 용감해서라고 농담을 하시더라고요.ㅎㅎ
저는 절대 농담이라고 생각해요.ㅎㅎ
제 생각에는 제 부족한 부분 인정하고 기회를 주신다면 채워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게
주효하지 않았나 싶어요.
긍정적인 사람 싫어하는 사람 없쟎아요.
<청와대, 말만 들어도 엄중한데 에피소드 하나 얘기해주세요>
대통령이 지나가시게 되면 10분 전에 벌써 전방 50m이내에 보디가드님(?)들이 쫙 깔려요.
이 보디가드님들이 보통 5급이라고 하던데 진짜 비주얼도 연예인급이에요.
외국에 갈 때도 동행하다 보니 아무래도 인물도 보지 않았나 싶어요.
한번은 뛰다가 이분들한테 저지당했어요.
저를 막으시더니 많이 바쁘신가요? 하시면서 저지하시더라고요.
...계속 뛰어다니고 싶더라고요, 계속 막 뛰어.ㅎㅎㅎ
아까 말한 언니, 아, 지금은 홍보실장님이시라고 했죠?
그 언니한테 말했더니 그분들과 엮이는 두 가지 방법을 알려주더라고요.
첫째, 괜히 커피를 엎어뜨린다.
-세탁을 핑계로 역사를 만들어 간다.
둘째, 다짜고짜 뺨을 때린다.
-나를 이렇게 함부로 하는 사람은 니가 처음이야, 요러면 전설이 시작되는 거란다.
이 말 듣고 빵 터졌더랬어요.
행동으로는 못 옮겼죠... ㅎㅎㅎ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현재 국가기록원으로 부서 이동을 준비 중이에요.
진급사항은 사내 기밀이니 말씀드리면 안 될 것 같고요....
<속기사를 꿈꾸는 교육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부탁드려요.>
저도 교육생 때는 어찌나 하루하루가 더디던지...
많이 힘드시죠? 하지만 속기사는 꿈이 아니고 실현가능한 현실입니다.
지금이 모아져 내일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속기사는 기록을 남긴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빛나려면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속기사를 지망하시는 교육생 여러분, 노력한 만큼 꿈은 가까워집니다.
모두 파이팅!!!
[이 게시물은 광주속기학원님에 의해 2015-01-28 16:33:38 취업합격정보에서 이동 됨]
작성일 : 15-01-28 13:54
조회 : 1,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