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고등학교 때 제가 놀아주던 친구(ㅎㅎ) 아버지가 국회속기사셨어요.
우연히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사진을 봤는데 국무총리한테 표창 받는 사진이 거실에
떠억 붙어있는 거예요.
우와~~ 니 아빠 뭐 하시노? ㅋㅋ
그랬더니 공무원이라면서 어찌나 자랑질을 해대던지...
... 부러웠습니다.
그때는 막연하게 나도 하고 싶다, 국회속기사.
이 정도였는데 졸업 후 진로선택에 분명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럼 처음부터 국회속기사가 목표이셨나요?>
예, 저 같은 경우는 국회속기사가 되기 위해 속기를 선택했다고 할 수 있죠.
제 인생에 타협은 없었습니다.ㅎㅎ
<목표기간은 얼마로 잡으셨어요?>
단 1년!
<속기만요?>
아니요, 속기 340자 목표로 하고 필기시험까지 다 해서 1년 잡았습니다.
<우와! 용자신데요ㅎㅎ 결과는요?>
제가 공부 시작할 때 원장님 이하 다들 속기와 필기시험 합격까진 1년은 무리다라고
단언하셔서 제가 합격하면 뭐 해 주실 거냐, 그랬더니
양복 한 벌을 해 주신다며 영혼 없는 대답을 하시더라고요.ㅋㅋ
별 기대 안 하시는 눈치셨죠.
결과는...
양복 한 벌 얻었습니다.
그거 입고 첫 출근 했죠
아직도 잘 입고 있습니다.
원장님, 감사합니다.
<국회에는 속기사가 몇 명 정도 계신가요?>
국회 정문으로 들어가면 7층에 속기1과와 속기2과가 있어요.
전체 속기사 인원은 128명으로 20여 명의 수필속기사와 10여 명의 타기종 속기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카스 속기사라고 보시면 돼요.
1995년에 처음으로 4명 카스 출신의 컴퓨터속기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95% 이상
카스 속기사가 국회에 들어왔어요.
아직도 속기 하면 카스만 있는 줄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수필속기사는 좀 낯선데요?>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모두 대한속기협회에 회원으로 우리 속기계의
대선배님들이십니다.
한국스마트속기협회 임원들도 모두 수필속기사이시고 우리 카스라는 컴퓨터 속기장비를
개발한 장본인들이시죠.
그 덕에 우리가 있는 거고요.
<대한속기협회? 좀 생소한 이름인데요?>
속기인이라면 당연히 대한속기협회 회원입니다.
저도 국회에 들어와서 선배님들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한국스마트속기협회가
대한속기협회 회원사이므로 우리 카스 속기사들은 모두 대한속기협회 회원들입니다.
<아, 그렇군요, 부끄럽지만 저도 지금 알았네요>
예, 대한의사협회 회원이 아닌 의사의 경우 정식 의사가 아닌 거와 같은 의미죠.
대한속기협회에 대해 조금 알아보았습니다.
대한속기협회는 1955년 대한속기학술협회로 설립되어 1966년 대한속기협회로
재 창립된 이래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속기문화의 보급과 홍보를 위해 노력하며
꾸준히 발전해 온 바로 그 자체가 대한민국 속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스마트속기협회와 한국자막방송기술협회가 대한속기협회 회원사이고
회장을 맡고 있는 안정근 회장님도 1973년 정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럼 그 대선배님들은 아직도 수필로 속기를 하시나요?>
대부분 관리직이시기도 하지만 국회 요청으로 CAS로 다시 배우셔서
이제 컴퓨터속기를 하시는 선배님들이 대다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분들은 이제 5급 사무관 이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예전에는 1급까지 진급하신 선배님도 계셨어요.
제 입장에서는 감히 똑바로 쳐다보기도 힘든 전설 수준의 어마어마한 계급이죠.
<와우! 대단하네요. 그럼 국회는 진급이 어떻게 되나요?>
국회시험을 통과해서 입사하면 9급서기보로 시작한다고 보시면 돼요.
별다른 시험 없이 6급 주사관까지 오르는데 5년 6개월 걸려요.
<별다른 시험이 없다는 게 굉장한데요?>
그렇죠, 그게 제가 국회에 올인한 이유기도 해요.
시험공부랑 속기를 병행하는 게 힘든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메리트가 엄청나니까요.
시험은 한 번이면 족하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미투입니다. ㅎㅎㅎ>
(옆에 계신 속기사님들께서 덩달아) 미쓰리입니다.
미포 추가입니다. ㅎㅎㅎ
<국회에서 하시는 업무를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국회에서 열리는 본회의,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국정감사, 청문회와
대통령 인수위원회 등에서 회의록을 작성하는 게 주업무입니다.
회의가 많은 날에는 업무가 장난 아니죠.
그래도 대한민국 속기사 중 3%인 국회속기사라는 무한 자긍심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국회속기사를 목표로 오늘도 열타, 열공하시는 교육생들에게 좋은 말씀
부탁드려요.>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공부방법을 말씀드리면 저는 하루에 신문 전체를 다 쳤습니다.
독타로 전체 다 치고 또 약자 이용해서 다시 쳤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독타 연습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약자를 많이 쳐서 속도를 올리게 되면 약자가 많이 안 들어가는 연설문이나
독타가 대부분인 논설문이 나올 경우 막힙니다.
당장 자수 올리겠다고 약자 몇 자 더 외우시지 마시고 정도인 독타연습을 많이 하십시오.
독타가 기본이 될 때 약자가 힘을 발휘합니다.
신문을 다 친 후에 그다음에 듣고치기 연습을 했습니다.
정확도 95%가 나올 때까지 계속 연습했습니다.
필기시험은 단기속성이 가능할지 몰라도 속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말 매일 꾸준히
한 자라도 쳤던 게 제 실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필기시험 준비가 더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노량진 특강 잘 이용했고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속기가 단순 기능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는 만큼 들리는 게 속기입니다.
모르는 말 나오면 당황스럽고 손이 멈칫하게 되니 신문이나 책으로 많이 연습하셔서
상식 많이 쌓으시고 하루하루 꾸준히 연습하셔서 국회에 제 후배님으로 오십시오.
혹시 제 인터뷰 보시고 국회 지원하셔서 합격하면 제가 밥 한번 쏘겠습니다.
그럼 모두 힘내십시오.
[이 게시물은 광주속기학원님에 의해 2015-01-28 16:33:38 취업합격정보에서 이동 됨]
작성일 : 15-01-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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