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1-29 13:25
*광주속기*<No.1속기시리즈 4탄 지방의회 속기사를 말하다>
 글쓴이 : 광주속기학원
조회 : 1,114  
<속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 좀 여쭐게요.>
2벌식 키보드 타자치는 게 빠르다는 소리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어요.(느닷없이 자랑질?ㅋㅋ)
그래서 내가 잘하는 것이 직업으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다가 알아본 게
속기의 세계였고 지금은 이렇게 속기사가 되어 있는 게 제가 생각해도 참 신기하네요.
(언빌리버블~ ㅎㅎ)
 
 

<속기를 시작했을 당시 희망하는 취업처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이유는?>
자막방송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TV를 보는데 말하기가 무섭게 자막이 나오는 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방송매체를 보면서 일한다는 게 정말 신기했고 재밌을 것 같았어요.
첫 직장에서 SBS자막방송 속기사로 일했었는데 SBS로 출퇴근했기 때문에 친구들이
연예인 본다며 엄청 부러워했지만 정작 가까이에서 본 연예인은
...송해(전국노래자랑)라는 사실ㅋㅋ
 
 

<현재 근무하시는 곳은 어디이고 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인천시의회에서 일하고 있고 시의원들의 의정활동 내용을 회의록에 담는 일을 해요.
상세히 말씀드린다면 본회의, 상임위원회, 특별위원회 등의 여러 회의에 들어가서
시정질문, 심사보고, 주요업무보고, 행정사무감사, 예산결산, 조례안 및 기타 안건 처리 등의
내용을 현장 속기하고 사무실에 와서 번문을 해서 여러 번의 교정을 통해서 회의록이
완성되는 거예요.
예전에 자막방송 속기 일을 한 덕분에 실시간속기로 대부분 작업을 끝내고 번문작업에서는
안 들리는 부분하고 오타 정도 교정해요.(틈틈이 자랑질ㅋㅋ)
 
   <회의장에서-오른쪽에서 속기하는 모습이 저예요. 크~ 이날따라 머리가...>
 
<그간의 속기 관련 이력사항 좀 들려주세요.>
저는 자막방송회사, 대검찰청을 거쳐 지금 의회사무처까지 다양한 속기분야를 일해 왔어요.
여러 분야를 경험하다 보니 속기라는 공통점뿐만 아니라 각 기관의 특징에 따라 속기하는
방식도 달라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아요.
자막방송 시절 우연히 선배 따라서 사주카페 따라 갔다가 제 사주에 “관”이 들어있다는
거예요.
그해 바로 검찰 지원해서 바로 떨어졌어요. ㅎㅎ
아무 준비 없이 아주 그냥 용감만 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듬해 준비 제대로 해서 검찰에 다시 지원해 합격했네요.
    
 
<면접 볼 때 기억나세요? 어떻게 임하셔서 합격하셨는지 노하우 좀 알려주세요.>
기본적인 지원동기, 자기소개, 기존 경력들에 대한 질문과 실무용어들이나
그 용어들 간의 차이점 등을 물어봤던 게 기억나요. 
또 특이하게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는데 그 당시 유행이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거였어요.(급 당황!!! 내가 준비한 걸 말하라고오~~)
당황스러운 질문이었지만 소신 있게 대답하여서 면접관들이 웃음을 보이고
당당히 합격한 기억이 있어요.
정답이 없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조리 있게 말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근무 중 힘들었던 때가 있으셨는지, 어떻게 대처하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이건 속기사들 누구나 공감할 얘기지만 발음이 안 좋은 분이 얘기할 때는
정말 멘붕이에요.
(노홍철 나갓!)
현장에서 못 들었던 내용을 번문할 때 수십 번, 수백 번 듣고도
무슨 얘기인지 몰라서 직접 당사자에게 찾아가서 그때 당시에 한 말이
무엇이었는지 물어서 해결한 기억이 있어요.
(본인이 듣고는 내가 뭐라는 거야... 요런 분도 계세요 ㅎㅎ)
 
<근무 중 에피소드 하나 얘기해 주세요.>
본회의장에서 있었던 일인데 회의 도중 의원들끼리 당파싸움(?)이 돼서
발언신청을 하지 않은 의원들이 마구잡이로 마이크도 없는 의석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장내소란이 일었고 (정말 미친듯이 떠들더라고요.ㅜㅜ)
당황해서 속기하는 데 상당히 애를 먹은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손을 들고 말씀하세욧!! ...하고 마음속으로만 외쳤어요.ㅎㅎ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속기계가 아직은 국회를 제외한 분야에서 일반직 공무원이 드문 것이 사실인데
공무원 준비를 틈틈이 해 일반직이 돼서 속기사가 대우 받는 길을 더 열고 싶어요.

<속기사를 꿈꾸는 교육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부탁드려요.>
이 글을 보고 계실 미래의 속기사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속기를 일찍 시작하셨든
늦게 시작하셨든 속기의 길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지 마시고 속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즐기며 노력하시다 보면 속기사라는 타이틀이
더 가깝게 내 앞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실 거예요.
교육생 여러분 퐈이팅!!
 


※  인터뷰 내용 중에 일반직 관련 부분이 나와 있는데 작년부터 정부 공무원 직제개편으로
속기사는 전부 다 일반직으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다만 기간제, 임기제, 정규직 등 고용의 형태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다시 한 번 후기를 게재해 주신 인천시의회 속기사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