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OO 속기사님, 이번에 국회 새내기 되신 거 축하드려요.>
예, 감사합니다.
<작년에 국회에 처음 지원하신 건가요?>
예, 운이 좋아서 한번에 붙었어요.
<오오! 대단하신데요. 혹시 무슨 필승 전략이 있으셨나요?>
글쎄요? 이 심상치 않은 외모? ㅎㅎ
농담이고요.
제 속기경력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아! 국회 외에 다른 경력도 있으신가요? >
예, 법원에서 3년, 중앙지검에서 3년 정도 있었어요.
면접 때 경력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러면 국회에서 검찰 때의 경력을 인정해 주나요?>
예, 그 경력까지 합쳐서 제가 지금 7호봉이에요.
처음 입사할 때 1호봉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보통 1호봉에
5만 원 정도라고 보시면 돼요.
검찰보다 국회 초봉이 더 낮지만 그래도 국회의 매력은 초고속 진급인지라 호봉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어요. ㅎㅎㅎ
<아, 그러겠네요. 검찰은 처음부터 7급 대우니까요.>
네, 맞아요. 검찰 호봉을 인정해 주니까 그 점이 정말 좋더라고요.
속기공무원도 그렇지만 확실히 공무원은 기본급이 아니라
호봉하고 수당으로 사는 것 같아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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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카스속기사가 대다수인데 검찰은 어떤가요?>
검찰도 마찬가지예요. 그건 국회, 검찰뿐만 아니라 속기사가 일하시는
관공서는 카스속기사가 절대 대다수인 거로 알고 있어요.
<타기종에서 검찰청 공식장비납품업체라고 카스 장비와 비교하면서 홍보하던데
이건 또 뭔가요?>
아, 그건 검찰청 속기사 선배한테 들었는데 예전에 타기종에서 속기사 없이
자기들 장비만 있으면 일반인도 속기할 수 있다고 했대요.
그래서 속기사 안 뽑고 검찰청 여직원들한테 교육했던 적이 있었어요.
<저런, 그런 일이 있었군요.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일반인이 잠깐 교육받는다고 속기할 수 있으면 우리 같은 속기사가 왜 필요하겠어요?
결국 교육 중단되고 이후 한국스마트속기협회에서 처음 제안한 대로 7급
대우로 속기사가 들어가게 된 거죠.
그 이후에는 타기종 속기사가 들어오는 편도 아니고 대부분은 카스 속기사라서
지금도 주인 없는 타기종 속기장비가 창고에 많이 쌓여 있을 거예요.
<국회로 다시 돌아와서 면접 때 기억나세요? 경력 외에 무엇을 또 질문하시던가요?>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때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잘 생각이 안 나네요...
제일 기억에 남는 질문이 ‘속기사의 신조’와 ‘사관과 속기사의 차이’에 대해서
질문하시더라고요.
제가 자격증 취득 후 국회시험 전에 협회에서 진행하는 모의면접에 참여했어요.
그때 안정근 회장님이 똑같은 질문을 하셨는데 그때는 제가 패닉이 와서
완전 뭐라면서 막 떠들기만 했거든요.ㅋㅋ
그런데 국회 시험장에서 면접관이 이 두 가지 질문을 하시는 거예요.
와우!! 진짜 속으로 유레카를 외쳤어요.
준비된 답인지라 다른 건 몰라도 그 부분은 제가 제일 대답을 잘했던 것 같아요.
국회 준비하시는 분들 협회에서 진행하는 모의면접에 꼭 참여하세요.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입사 후 적응하시는 데 힘드시지는 않으셨어요?>
안 회장님께서 제가 국회 들어갔을 때 제일 먼저 하라고 하신 게 카스 선배님들 찾아뵙고
인사드리라는 거였어요.
직급들이 3급(부이사관), 4급(서기관), 5급(사무관) 너무 어마어마해서 엄두도 안 났지만
회장님 다 직계 제자라고 하시니 저한테는 사형(ㅎㅎ)이시기도 하거든요.
인사드리러 가니까 회장님께 연락 받았다고 반가워하시면서 밥을 사주시는데
밥이 코로 막 들어간다는 ㅋㅋㅋ
그래도 어느 조직이건 인맥이 참 중요하잖아요, 제가 속기 안 했으면 감히 뵙기도
힘든 분들이니까요.
아직은 어리고 경력도 미미한 새내기지만 제가 카스를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바로 이 부분이에요.
검찰도 그렇고 국회도 그렇고 어디를 가도 대부분이 카스속기사들이고 또 선배님들이
그동안 워낙 잘하셔서 제가 그 덕을 많이 보더라고요.
저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서 후배님들 길 잘 닦고 있을게요.ㅎㅎㅎ
<국회가 검찰보다 더 좋은 점,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밥? ㅎㅎ
아무래도 국회의원분들이 계시는 곳이라 그런지 식사메뉴가 장난이 아니에요.
국회는 건물들이 많고 크니까 식당이 세 군데나 있어요.
가격은 2500원인데 맛은 1만 원짜리 식사 못지않아요.
점심시간에 메뉴 정해서 식당 고를 때가 제가 막 엄중해지고 제일 진지해질 때예요.ㅋㅋ
<설마 밥? 그게 다는 아니겠죠? ㅎㅎ>
먹고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ㅋㅋ
농담이고요, 역시 국회는 빠른 진급부분이 제일 큰 메리트인 건 다들 아실 거예요.
9급에서 시작돼서 5년 6개월 근속하면 6급까지 올라가니까요.
다른 부가적인 부분 말씀드리면 속기과에 근무하고 계신 분들이 모두
속기사들인지라 속기 외에는 잡무가 없다는 점이에요.
같이 근무하시는 선배님들이 모두 카스속기사라는 프라이드가 대단하셔서 당연한 거겠지만 덩달아 제 자부심도 올라간다며ㅎㅎ
일이 다소 많기는 하지만 자부심으로 인한 만족감이 최고인 것 같아요.
<아이고, 그 부분 절박하게 부럽습니다. ㅎㅎ>
제가 나중에 기회 되면 사진 찍어서 보내드릴게요.
국회 들어오시려고 열공하시는 데 자그마한 동기부여가 될 거라며ㅋㅋ
<혹시 회의에 들어가실 때 복장에는 어떤 기준 같은 게 있나요?> 회의장에서 속기하는 게 주 업무인지라 정장스타일이어야 하겠죠. 아, 4월에 국회에서 옷이 지급돼요. 혹시 등에 국회마크 같은 게 크게 있을까 봐ㅎㅎ